인테리어 설계비는 시안이나 프레젠테이션을 제공했다는 사실만으로 항상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유상 설계계약이 있었는지, 보수 약정이 있었는지, 제공한 결과물이 무엇인지, 본공사 계약과 어떤 관계였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인테리어 업체가 처음 상담 단계에서 도면, 3D 시안, 견적서, 레이아웃, 콘셉트 제안서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차례 미팅과 프레젠테이션을 거친 뒤 공사계약이 체결되면 설계비가 공사대금에 포함되거나 별도 항목으로 정산된다.
문제는 공사계약이 무산된 경우다. 업체는 "설계를 했으니 비용을 달라"고 하고, 의뢰인은 "무료 견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한다. 이때 설계비가 인정되는지는 무료 상담인지 유상 설계계약인지부터 갈린다.
무료 견적과 유상 설계는 다르다
인테리어 견적 상담에서는 어느 정도의 제안과 설명이 무료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단순 견적, 대략적인 레이아웃, 참고 이미지 설명, 상담 수준의 조언은 곧바로 설계비 청구로 이어지기 어렵다.
반면 별도의 설계계약을 체결하고, 설계 범위와 보수, 제공 결과물, 납품 시기를 정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본공사 계약과 별도로 설계비를 지급하기로 했다면 공사계약이 체결되지 않아도 설계비 청구가 가능할 수 있다.
설계비 약정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설계비 분쟁에서는 "일을 많이 했다"보다 "돈을 주기로 했는가"가 더 중요하다. 미팅을 여러 번 했고 시안을 많이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상대가 유상으로 의뢰했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한다.
설계비 약정은 계약서로 남아 있으면 가장 좋다. 하지만 꼭 정식 계약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메일, 견적서, 카카오톡, 세금계산서, 입금내역, 설계비 별도 안내 문구도 자료가 될 수 있다.
상인이 자기 영업범위 안에서 설계용역을 제공한 경우라면, 명시적인 보수 약정이 불분명하더라도 상법상 보수청구를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다만 이 주장은 거래 당사자와 용역 제공자가 상인인지, 설계 제공이 영업범위 안의 행위인지, 무료 제안으로 안내된 사정이 없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본공사 계약과 설계비의 관계를 본다
인테리어 업계에서는 설계비를 본공사 대금에 포함하는 방식이 자주 쓰인다. 공사계약을 체결하면 설계비를 받지 않거나, 설계비를 공사대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이다. 이런 경우 공사계약이 무산되면 설계비만 별도로 청구할 수 있는지가 다투어진다.
핵심은 사전에 어떤 방식으로 설명했는지다. "공사계약을 하면 설계비는 무료", "공사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설계비는 별도", "시안 확정 후 공사를 맡기지 않으면 설계비 발생"처럼 조건이 명확해야 한다.
설계 결과물을 실제로 사용했는지도 본다
공사계약은 무산됐지만 의뢰인이 제공받은 설계안을 다른 업체에게 넘겨 공사를 진행한 경우에는 별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설계비 자체의 약정이 불분명하더라도, 설계 결과물 사용 여부는 보수청구나 손해배상 주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비슷하게 공사했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제공한 도면이나 시안과 실제 시공 결과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다른 업체가 독자적으로 설계했는지, 의뢰인이 기존 자료를 전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설계비 청구 전 준비할 자료
업체는 설계비를 받으려면 상담 초기에 유상 범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 "몇 회 미팅까지 무료", "도면 작성부터 유료", "3D 시안 제공 시 비용 발생", "공사계약 무산 시 설계비 청구"처럼 조건을 남겨야 한다.
의뢰인은 설계비 청구를 받았을 때 당황해서 바로 지급하거나 거절하기보다, 어떤 결과물을 받았는지, 유상 안내를 받았는지, 공사계약과 연계된 비용인지 확인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시안만 줬는데 설계비를 받을 수 있나요?
가능성이 있지만, 시안 제공이 유상이라는 약정이나 안내가 있어야 한다. 단순 무료 견적 수준이면 어렵다.
견적서에 설계비가 적혀 있으면 약정이 된 건가요?
견적서가 승인되었는지, 공사계약과 별도인지, 단순 제안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공사계약이 안 됐는데도 설계비를 청구할 수 있나요?
별도 설계계약이나 유상 설계 약정이 있으면 가능성이 있다. 공사계약 체결을 전제로 한 무료 제안이었다면 다툼이 생긴다.
약정이 불분명해도 상법상 보수청구를 주장할 수 있나요?
상인이 자기 영업범위 안에서 상대방을 위해 설계용역을 제공한 거래라면 주장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다만 상인 간 거래인지, 영업범위 안의 행위인지, 무료 제공으로 안내된 사정이 있었는지를 함께 보아야 한다.
설계계약서를 안 썼다면 어떤 자료가 필요하나요?
카카오톡, 이메일, 견적 승인, 도면 전달 내역, 유상 안내 문구, 회의록 등을 모아야 한다.
작성: 조국환 변호사팀 | AUCTORITAS LA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