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청이나 공공기관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처분에 해당하는지는, 그 행위의 명칭이 아니라 법적 성질에 따라 결정된다.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그리고 그 행위가 상대방의 권리의무나 법적 지위에 미치는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판단하고, 처분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한 경우에는 불복방법 선택에 이해관계를 갖는 상대방의 인식·예측 가능성을 규범적으로 고려한다. 따라서 제재적 성격의 조치를 받은 경우에는 그것이 본안에서 정당한지를 따지기 전에, 우선 그 조치가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인지부터 검토해야 다툼의 방법을 정할 수 있다.
처분성 판단의 법적 출발점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 그리고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의미한다. 행정소송법은 처분을 항고소송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어떤 행위가 이러한 처분에 해당하는지는 법률의 정의만으로 일률적으로 가려지지 않는다. 행정청의 행위가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공권력의 행사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면 처분에 해당할 수 있고, 단순한 사실의 통지나 내부적 의사결정, 권고와 같이 법적 효과를 직접 발생시키지 않는 행위는 처분으로 보기 어렵다. 공공기관이 법령이나 위탁에 근거해 공적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그 주체가 전형적인 행정청이 아니더라도 그 행위가 처분에 해당할 수 있으므로, 행위 주체의 형식적 지위만으로 처분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처분성을 가리는 판단 요소
처분에 해당하는지는 하나의 기준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여러 요소를 종합해 판단한다. 우선 관련 법령의 내용과 취지를 살펴, 그 행위가 법령상 어떤 효과를 발생시키도록 예정되어 있는지를 본다. 다음으로 행위의 주체가 누구인지, 그 내용과 형식이 어떠한지, 일정한 절차를 거쳐 행해졌는지를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그 행위가 상대방의 권리의무나 법적 지위에 미치는 불이익과 실질적인 견련성이 있는지를 따진다. 이러한 요소들이 모여 그 행위가 상대방의 법적 지위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변동을 가져온다고 평가되면 처분성이 인정될 수 있다. 명칭이 통보, 안내, 결정 가운데 무엇이든 그 자체로 처분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실질적으로 어떤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는지가 중요하다.
처분성이 불분명한 경우의 규범적 판단
어떤 행위가 처분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한 경우에는, 불복방법 선택에 이해관계를 갖는 상대방의 인식과 예측 가능성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 규범적으로 판단한다. 행정작용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그 행위가 처분인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늘고 있고, 이때 상대방이 그 행위를 다투기 위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 예측하기 어렵다면 권리구제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행위의 외형과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의 내용에 비추어, 일반적인 상대방이 그 행위를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 처분으로 인식하고 그에 맞추어 불복을 준비하리라고 볼 수 있다면, 처분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처분 개념을 상대방의 권리구제라는 관점에서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태도로 이해된다.
처분성과 본안 판단의 구별
처분성이 인정된다는 것과 그 처분이 적법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처분성은 그 행위를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지에 관한 소송요건의 문제이고, 처분이 정당한지는 본안에서 처분사유의 존부와 재량의 일탈·남용 여부를 따져 판단한다. 따라서 어떤 조치가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곧바로 그 조치가 위법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반대로 처분성이 부정되면 본안 판단에 나아가기 전에 소송이 각하될 수 있다. 제재적 조치를 받은 경우에는 먼저 그 조치가 처분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 항고소송이라는 적절한 불복방법을 선택하고, 그다음에 그 처분의 근거와 사유가 정당한지를 다투는 순서로 접근하는 것이 정돈된 방법이다. 처분성 판단은 어디까지나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이루어지므로, 유사해 보이는 조치라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
제재적 조치의 처분성을 검토할 때의 유의점
참여제한이나 자격제한과 같은 제재적 조치는 그 형식과 근거가 다양해 처분성 판단이 특히 문제 되는 영역이다. 같은 이름의 조치라도 그 법적 근거가 법령에 직접 규정되어 있는지, 계약이나 내부 기준에 따른 것인지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법령에 근거해 일정 기간 일정한 활동을 제한하고 그 위반에 불이익이 따르도록 정해진 조치라면, 상대방의 법적 지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아 처분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당사자 사이의 약정이나 사법상 거래관계에서 비롯된 조치라면 행정처분이 아니라 민사상 문제로 다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제재적 조치를 받은 경우에는 그 조치의 근거 규정과 형식, 절차, 그리고 상대방이 받는 불이익의 성격을 함께 확인해, 항고소송과 다른 구제수단 가운데 어느 길로 다툴 것인지 판단의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주 묻는 질문
Q. 행정청의 행위가 항고소송 대상인 처분인지 불분명하면 어떻게 판단하는가?
처분에 해당하는지는 관련 법령의 내용·취지, 행위의 주체·내용·형식·절차, 상대방 불이익과의 실질적 견련성을 종합해 개별적으로 결정한다. 처분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에는 불복방법 선택에 이해관계를 갖는 상대방의 인식·예측 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해 규범적으로 판단한다.
Q. 행위의 명칭이 '통보'나 '안내'이면 처분이 아닌가?
명칭만으로 처분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는다. 통보나 안내라는 표현을 쓰더라도 그 행위가 상대방의 권리의무나 법적 지위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공권력 행사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면 처분에 해당할 수 있다. 반대로 결정이라는 명칭을 쓰더라도 법적 효과가 없는 내부 행위라면 처분으로 보기 어렵다.
Q. 공공기관이 한 조치도 처분이 될 수 있는가?
공공기관이 법령이나 위탁에 근거해 공적 권한을 행사하면서 한 행위라면, 그 주체가 전형적인 행정청이 아니더라도 처분에 해당할 수 있다. 행위 주체의 형식적 지위보다 그 행위가 공권력 행사로서 상대방의 법적 지위에 미치는 효과가 무엇인지가 판단의 중심이 된다.
Q. 처분성이 인정되면 그 조치는 위법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처분성은 그 행위를 항고소송으로 다툴 수 있는지에 관한 소송요건의 문제일 뿐이고, 조치가 정당한지는 본안에서 처분사유와 재량의 일탈·남용 여부를 따져 별도로 판단한다. 처분성이 인정되어야 비로소 본안에서 그 적법성을 다툴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간다.
Q. 처분성과 원고적격은 같은 문제인가?
다른 문제다. 처분성은 다투는 대상인 그 행위가 처분에 해당하는지의 문제이고, 원고적격은 그 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누구에게 있는지의 문제다. 어떤 조치가 처분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다툴 원고적격이 인정되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
Q. 제재적 조치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할 점은 무엇인가?
그 조치가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처분에 해당한다면 항고소송으로 다투는 길이 열리고, 처분성이 부정되면 다른 구제수단을 검토해야 한다. 처분성 판단은 개별 사안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조치의 근거와 형식, 절차를 함께 살펴야 한다.



